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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혜민 스님의 행적을 보면서 새삼 법정 스님이 얼마나 위대한 수행자이셨는지 다시 느끼게 된다. 똑같이 글을 쓰고 강연을 하셨지만 둘의 방향은 완전히 반대다. 법정 스님은 쏟아낼수록 비우셨지만, 혜민 스님은 쏟아내면서 다시 채웠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지지하고 믿었던 사람들의 실망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초기에 그를 신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연예인 같은 팬덤이 생기는 걸 보면서 수행자가 아니라 한때 유행한 '시크릿'과 같은 힐링자기계발서를 펴내는 유명 작가가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많은 논란을 남긴 채 그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몇 년 전 읽고 스크랩한 법정 스님의 글이 문득 떠올라 가져와 본다.혜민 스님의 글은 무르지만, 법정 스님의 글은 단단하다. 그래서 더 마음에 각인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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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구족계(具足戒, 비구계)를 설해 주신 계사(戒師) 자운(慈雲) 스님으로부터 언젠가 편지의 회답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단 여덟 자로 되어 있었다.
小病小惱
小欲知足 慈雲
이것이 편지의 전부였다. 풀이하면, 조금만 앓고 조금만 괴로워하며 적은 것으로 넉넉할 줄 알라는 뜻.
<물소리 바람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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