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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을 보다.

내가 본 나홍진 감독의 영화는 이다. 너무 리얼한 연출에 기가 질려 후속작 는 일부러 보지 않았다. 그런데 에서는 잔인한 장면이 별로 없다는 소문을 듣고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나는 공포나 스릴러 장르를 즐겨본다. 어렸을 때 은 마지막 내레이션이 나올 때까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끝까지 봤다. 무섭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기어이 보고 말았다. 학교 가는 길은 산길이어서 고개만 살짝 돌려도 무덤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동네 아이들과 함께 등하교를 했지만, 가끔은 혼자 걸어와야 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분위기도 무섭지만 내 머리속에는 간밤에 본 영상이 자꾸 되풀이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돌아보지마!' 공포체험장이었다. 땅거미가 어스름한 오후에 걸음에 나살려라하고 죽어라 뛰면 뒤에서 흰 소복..

말글채집 2023.10.02

어떤 스님의 '풀소유'를 통해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돌아보다

물소리 바람소리 국내도서 저자 : 법정 출판 : 샘터사 2001.09.04 상세보기 최근 불거진 혜민 스님의 행적을 보면서 새삼 법정 스님이 얼마나 위대한 수행자이셨는지 다시 느끼게 된다. 똑같이 글을 쓰고 강연을 하셨지만 둘의 방향은 완전히 반대다. 법정 스님은 쏟아낼수록 비우셨지만, 혜민 스님은 쏟아내면서 다시 채웠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지지하고 믿었던 사람들의 실망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초기에 그를 신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연예인 같은 팬덤이 생기는 걸 보면서 수행자가 아니라 한때 유행한 '시크릿'과 같은 힐링자기계발서를 펴내는 유명 작가가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많은 논란을 남긴 채 그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몇 년 전 읽고 스크랩한 법정 스님의 글이 ..

말글채집 2020.11.22

<레토리컬그래머> "단어를 다루는 각자의 방식" 첫 머리에서 발췌

당신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던지 간에, 내 생각엔 적절한 단어야말로 최고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모국어와 관련해서 문장을 이해하는 직관력은 단어를 다루는 본인의 뛰어난 방식과 어울리는 것 그 이상이다.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당신이 자동적으로 만들어내는 문장들은 당연히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단어들이 모여서 이룬 것이고, 이 단어들은 당신의 단어 저장고(lexicon), 즉 수천 개의 개별 단어들이 들어 있는 머리 속의 사전에서 당신이 직접 선택한 것들이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는, 우리의 단어 저장고에 들어 있는 어휘와 그 의미가 표준 사전에 실린 것들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가 아는 단어의 의미는 우리의 경험 및 기억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우리의 단어 저장고에 들어 있는 어휘의 의미는 그 어휘가..

말글채집 2020.11.05

<레토리컬그래머>Rhetorical Grammar - 분석의 틀과 기본적인 접근법(추천사에서 중에서)

Rhetorical Grammar는 비록 전통적인 문법의 정의와 한계를 공유하면서도, 문법 현상, 즉 하나의 문장이나 단락의 형태를 둘러싼 이해와 설명의 원리들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소개하고 있다. 하단의 예문 a)는 전통적으로 완전한 문장 형식을 갖추고 있어, 별다른 판단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듯 보인다. a) The woman looked anxious before the exam. As a result, her feet were tapping nervously under the desk. 문장 a)의 경우 시험을 앞둔 긴장감과 다리를 떠는 행위가 두 개의 단문(simple sentence)으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두 문장 사이에 논리적 관계-이 경우, 원인과 결과(cause and result)-..

말글채집 2020.11.05

스파르타의 유래 | 책읽다 스크랩

종횡무진 서양사 1 - 문명의 탄생에서 중세의 해체까지 국내도서 저자 : 남경태 출판 : 휴머니스트 2015.04.14 상세보기 "스파르타는 스파르타 교육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원래 공식 명칭은 라케다이몬Lacedaemon이다. 라케다이몬이란 신화 속의 인물인데,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나 에우로타스의 딸 스파르테와 결혼해 그 왕위를 계승했다고 한다. 스파르타라는 이름은 스파르테에서 나온 것이니, 결국 남편의 이름은 공식 국호가 되고 아내의 이름은 별칭이 된 셈이다.●"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 http://ridibooks.com/v2/Detail?id=243000082

말글채집 2020.11.05

책읽다마주치다. 뇌신경가소성neuro plasticity'과 은유적 사고

생각의 시대 국내도서 저자 : 김용규 출판 : 살림 2014.08.27 상세보기 뇌과학 100년의 연구 결과 중 대표적인 세 가지를 꼽을 때마다 빠짐없이 들어가는 것이 있다. '뇌신경가소성neuro plasticity'이다.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화한다'라는 뜻이다. 무척 단순하게 보이는 이 말 안에 실로 경이로운 인간 뇌의 비밀이 내재되어 있다. 뇌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신경세포들이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의 뇌는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에 의해 생각을 만들 뿐 아니라 그 생각에 의해 스스로를 형성해가는 열린 구조로 설계된 시스템이다. 따라서 뇌는 경험에 따라 형태(크기와 구조)가 크게 바뀐다. 인지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M. Wolf는 에서 다..

말글채집 2020.11.05

"친구"-<물소리 바람소리>(샘터, 법정 지음) | 짬짬이 옮겨쓰기

물소리 바람소리 국내도서 저자 : 법정 출판 : 샘터사 2001.09.04 상세보기 친구란 귀한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나 가질 수도 없다. 그만큼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많이 가질 수도 없다. 전 인생의 과정에서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무슨 일이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를 단 한 사람이라도 가진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인생의 찬가를 부를 만한 자격자일 것이다. 가고 오고 어느 때나 착한 벗 찾아 마음속의 가시덤불 베어 버려라 그리하여 앞길이 활짝 뜨이면 걸음마다 그 자리가 뚫린 문이니라. (야운비구 / 자경문) -239쪽

말글채집 2020.11.05

법과 정의, 지혜와 용기의 여신 아테나과 아테네 | 책읽다 스크랩

그리스 신화밖에 모르는 당신에게 국내도서 저자 : 마크 대니얼스 / 박일귀역 출판 : 행성B(행성비) 2016.06.27 상세보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테나는 법과 정의, 지혜와 용기의 여신이 되었다. 그래서 그리스와 로마 문학에서 보통 수호신의 역할을 맡았다. 예를 들면, 오디세우스와 아이네이아스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거나 보이지 않게 위장시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그리스 문명의 중심부에 있는 도시(아테네)에 여전히 그녀의 이름이 남아 있다. 처녀 여신으로서 아테나의 순결은 도시의 하늘 아래 우뚝 서 있는 파르테논Parthenon(그리스어로 '파르테노스parthenos'는 처녀를 뜻한다) 신전에서 기려진다. 한때 포세이돈과 아테나는 이 도시를 놓고 겨룬 적이 있었다. 포세이돈이 ..

말글채집 2020.10.27

"내가 카이사르를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다" | 책읽다 스크랩

생각의 시대 국내도서 저자 : 김용규 출판 : 살림 2014.08.27 상세보기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수사를 통한 설득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전이다. 이 작품에는 역사를 움직인 2개의 연설이 실려 있다. 하나는 법무관 마르쿠스 브루투스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집정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와 연관해 흥미로운 것은 이 연설들이 각각 문예적 수사와 논증적 수사가 가진 힘을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기원전 44년 3우러 15일이었다. 새봄을 맞은 로마는 그날따라 화창했다. 카이사르(시저)는 파르티아 원정을 앞두고 원로원으로 향했다. 그가 막 원로원 회의장으로 들어서려고 할 때, 한 무리의 의원들이 달려들어 칼로 그를 찔러댔다. 모두 14명..

말글채집 2020.10.27

부질없는 시시포스의 과업 | 베껴쓰기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영어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 김대웅역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11.06.20 상세보기 시시포스는 교활하다고 해야 할지, 똑똑하다 해야 할지 감히 인간 주제에(?) 신들을 기만하는 데 능숙했다. 그것도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결박하고,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에게 거짓을 고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죽어서 저승에 가, 그동안 벼르고 있던 신들에 의해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만 했다. 괘씸죄에 대한 벌은 커다란 돌을 가파른 언덕 위로 옮기는 일이다. 힘들게 언덕 위로 돌을 올려놓으면 그 돌은 다시 언덕 밑으로 굴러 내려간다. 그러면 다시 돌을 언덕 위로 올려놓아야 한다. 시시포스는 이러한 과정을 영원히 반복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러..

말글채집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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