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또 우리 수탉이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뒤에서 푸드득푸드득, 하고 닭의 횃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점순네 수탉(은 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 작은 우리 수탉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하고 면두를 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푸드득하고 모가지를 쪼았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쪼일 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 할 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 쪼이며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내려다보자니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지게막대기를 메고 달려들어 점순네 닭을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점순이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감자 건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계집애가 나물을 캐러 가면 갔지 남 울타리 엮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일하니?"
하고 긴치 않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
Today again, our rooster was being chased. It happened when I came out after lunch, intending to go gather some firewood. As I was about to head up the hill, I heard a loud flapping sound behind me, like the frantic fluttering of wings. Startled, I turned around, and sure enough, the two roosters were at it again.
The rooster from Jeomsun’s household (a big, stout one that looks as tough as a badger) was mercilessly attacking our smaller rooster. And it wasn’t just an ordinary attack. With a loud flap, it would peck at the top of our rooster’s head, then step back a bit, only to swoop in again and peck at its neck. It did this with a certain flair, ruthlessly going after him. And each time, our poor ugly rooster, unable to do anything but make pitiful, gasping cries, would lower its beak to the ground. The fresh wound on its head, not even fully healed from the last attack, bled again, with bright red blood dripping down.
Watching this made my blood boil, as if my own head had been cracked open and was bleeding. I felt a surge of anger, and for a moment, I wanted to grab my wooden pole and strike Jeomsun’s rooster. But I held back, deciding instead to just swing it near them to break up the fight.
Jeomsun must have provoked this fight too. She’s probably trying to get on my nerves again. I don’t know why that girl has been so determined to irritate me lately.
Even four days ago, with the potato incident, I didn’t do anything wrong. She was out gathering wild greens, not minding her own business, but instead sneaking up behind me while I was fixing the fence.
“Hey! Are you working all by yourself?” she said, with that teasing tone of hers.
#김유정 #동백꽃 #영어버전 #단편소설 #한영번역
영어 공부의 지름길은 원서 읽기가 답이다!
책보요여 시그니처 원서를 모든 전자책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영어창고 > 영어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STERPIECES IN COLOUR-GOYA(1746-1826) (0) | 2016.10.19 |
---|---|
[단편소설] 생명의 법칙(The law of life) (0) | 2016.09.25 |
[단편번역] A sea of troubles (0) | 2016.09.25 |
[단편번역]The Interlopers – H. H. Munro (0) | 2016.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