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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우리는 어떻게 기독교 이름과 성을 가지게 되었을까?
우리 자신의 이름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 이상의 기독교 이름과 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관습이 늘 있었던 건 아닙니다. 기독교가 시작된 초창기부터 신자들은 세례를 받으며 기독교 이름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전 시대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죠. 하지만 성을 사용하는 풍습은 유럽에서 아주 천천히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왕실이나 귀족 가문 몇몇만이 ‘sur-names’ 또는 ‘super names’이라 불리는 성을 가졌어요. 그러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같은 기독교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구분할 필요가 생겼고, 점차 성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부모가 예쁘거나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이름이나 성을 주로 붙여줍니다. (물론 나중에 아이들 본인은 그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때도 많죠.) 유럽 아이들의 기독교 이름은 여러 언어에서 유래했는데, 특히 고대 히브리어에서 온 이름이 많습니다. 이는 성경에 히브리어 이름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유럽 나라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믿음이 하나로 모아졌고, 그들은 성인들을 공통적으로 숭배하게 됐습니다. 초기 성인들의 이름은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 켈트어, 게르만어, 슬라브어 등 다양한 언어에서 왔지만, 곧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어요. 그래서 지금은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이름뿐 아니라 다른 유럽 나라들의 이름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나라마다 철자와 발음만 조금 다를 뿐이죠.
예를 들어, 영어 이름 ‘William’은 프랑스어로는 ‘Guillaume’, 독일어로는 ‘Wilhelm’이 됩니다. ‘John’도 프랑스어로는 ‘Jean’, 독일어로는 ‘Johann’ 등 여러 형태가 있어요. 하지만 옛날에는 이름 짓는 방식이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때로는 갓난아기의 독특한 특징이 이름을 짓는 힌트가 되기도 했죠. 성경 속 에서(Esau)는 히브리어로 ‘털이 많은(hairy)’이란 뜻인데, 태어날 때부터 온몸에 털이 많아서 그렇게 불렸습니다. 이는 쌍둥이 동생 야곱과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에요. 고대 로마 이름 ‘Flavius’와 ‘Fulvius’는 ‘노란색(yellow)’을, 프랑스어 이름 ‘Blanche’는 ‘하얀(fair or white)’을 뜻합니다. 또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커서 가지길 바라는 성품을 담아 이름을 붙이기도 했어요. 히브리어 이름 ‘David’는 ‘사랑받는(beloved)’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Joseph(요셉)’은 야곱의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오랜 기다림 끝에 낳은 아들에게 붙인 이름이에요. 이 이름은 ‘추가(addition)’를 뜻하는데, 라헬이 가족에 또 다른 아이가 더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했죠. 그녀는 나중에 야곱의 모든 아들 중 가장 사랑받는 베냐민을 낳았지만, 그 후 출산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Joseph’는 종교개혁 전까지 유럽에서 흔히 쓰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가톨릭 교회가 성모 마리아의 남편 성 요셉(St. Joseph)을 기리는 축일을 정하면서 사용이 늘어났습니다. 18세기 말, 교황 레오폴드가 아들에게 ‘Joseph’를 세례명으로 주었고, 나폴레옹의 첫 부인 조세핀(Josephine)의 이름 덕에 이 두 이름이 남아와 여아 이름으로 널리 퍼졌어요. 영어로는 ‘Joseph’와 ‘Josephine’, 프랑스어로는 ‘Josephine’과 그 애칭인 ‘Fifine’, ‘Finette’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Joseph’ 또는 ‘Giuseppe’가 흔하고, ‘Peppo’나 ‘Beppo’로 줄여 부르죠. 라헬이 엄숙히 지은 최초의 ‘Joseph’를 떠올리면 이런 애칭들이 꽤 특이하게 느껴집니다.
옛날 나라들에서는 아이들에게 동물 이름을 붙이기도 했어요. 아름다운 히브리어 고어 ‘Deborah’는 ‘꿀벌(bee)’을 뜻하며, 구식 영어 이름이 됐습니다. 여러 언어에서 ‘늑대(wolf)’를 뜻하는 단어도 이름으로 쓰였어요. 그리스어 ‘Lycos’, 라틴어 ‘Lupus’, 게르만어 ‘Ulf’, 슬라브어 ‘Vuk’, 라틴어 ‘Ulphilas’ 모두 ‘늑대’를 의미합니다. 늑대는 야생 동물 중 가장 흔하고 의심스러운 존재였기에 초기 인간들이 자주 맞닥뜨렸고, 그 특징에 깊은 인상을 받아 아들에게 이런 이름을 붙였어요. 아마도 성인이 되었을 때 늑대의 뛰어난 자질을 닮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귀중한 보석에서 이름을 따오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어 ‘Margarite’는 ‘진주’를 뜻하며, 거의 모든 유럽 언어에서 ‘Margarets’와 ‘Marguerites’의 기원이 됐어요.
초기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의 이름은 종교적 의미를 띠었어요. 히브리어 ‘Ishmael’은 ‘신이 들으시는’, ‘Elizabeth’는 ‘신의 맹세’, ‘John’은 ‘주님의 은혜’를 뜻합니다. 로마인은 ‘Jovianus’라는 이름을 썼는데, 이는 그들이 숭배한 최고신 ‘주피터(Jupiter)에 속한’이라는 뜻이에요.
일부 언어에서는 특히 여성 이름이 꽃에서 왔습니다. 그리스어 ‘Rhode’는 ‘장미(rose)’를 뜻하며, 영어 ‘Rose’, ‘Lily’, ‘Lilian’, 스코틀랜드어 ‘Lilias’로 이어졌어요.
히브리어 이름은 슬픔이나 불행을 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이름들은 슬픔이나 고난의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붙여졌죠. 그래서 ‘Jabez’는 ‘슬픔’, ‘Ichabod’는 ‘영광이 떠났다’, ‘Mary’는 ‘쓰라림(bitter)’을 뜻하게 됐어요. 성경에서 보듯, 유대인들은 큰 시련을 겪었고, 그들의 작가는 이런 감정을 단어로 표현할 줄 알았습니다. 켈트 민족, 특히 아일랜드인도 비슷한 재능이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Una(기근)’, ‘Ita(목마프다)’ 같은 슬픈 의미의 고대 켈트어 이름을 많이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이름은 히브리어나 켈트어처럼 슬픈 뜻을 띠지 않았어요. 몇몇 고대 그리스어 이름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교회에서 쓰면서 기독교 이름이 됐습니다. 그리스어 ‘angelos’는 원래 ‘사자(전달자)’를 뜻했지만, 초기 기독교 작가들이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하늘에서 온 전령’ 또는 ‘천사(angel)’를 의미하게 만들었어요. 그리스인들은 이를 처음 성(姓)으로 썼고, 나중에 세례명으로도 사용됐습니다. 13세기 이탈리아에 성 안젤로(St. Angelo)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를 기리며 이 이름이 널리 퍼졌고, 주로 여성 이름으로 유럽 곳곳에 전파됐어요. 영어로는 ‘Angelina’와 ‘Angelica’, 프랑스어로는 ‘Angelique’, 독일어로는 ‘Engel’이 됐습니다.
‘angel’ 같은 흔한 이름 외에도 대천사 미카엘(Michael)과 수태고지의 천사 가브리엘(Gabriel) 같은 이름이 동방 기독교인들에게 사랑받았어요. ‘Michael’은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콘스탄티노플에 성 미카엘 교회를 헌정하면서 인기를 끌었죠. 러시아에서는 너무 흔해서 아일랜드인을 ‘Paddy’로 부르는 것처럼 러시아 농부를 ‘Michael’로 부르는 일이 많아요. 영어로는 잘 안 쓰이지만, 아일랜드에서는 수호성인 패트릭(Patrick)만큼이나 흔합니다. ‘Gabriel’은 이탈리아에서 흔하고, 천사의 다른 이름인 ‘Raphael’도 마찬가지예요. ‘Gabriel’은 프랑스에서 여성 이름 ‘Gabrielle’로도 쓰입니다.
어떤 기독교인도 신의 이름을 개인 이름으로 쓰려 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리스어 ‘Theos(신)’는 때로 그리스인들이 그렇게 썼고, ‘Theophilos(신의 친구)’라는 이름이 기독교 세례명으로 자리 잡았어요. 초기 성인 중 한 명의 이름이기도 하죠.
‘Christ(기름 부음 받은 자)’는 그리스 기독교인이 ‘Messiah(구세주)’ 대신 썼던 단어로, 여기서 ‘Christian’과 ‘Christina’가 나왔어요. 초기 순교자 중 한 명인 로마 귀족 출신 처녀 성 크리스티나(St. Christina)의 이름이기도 했죠. 덴마크에서는 남성 이름 ‘Christiern’이 됐고, 영어로는 ‘Christabel’도 있어요. 19세기 위대한 시인 Coleridge가 ‘Christabel’이라는 아름다운 시를 쓰면서 이 이름이 알려졌어요. 그 전에는 16세기까지도 거의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꽤 흔해졌습니다.
‘Christ’에서 나온 가장 인기 있는 기독교 이름은 ‘Christopher’예요. 이는 ‘그리스도를 나르는 자’라는 뜻으로, 전설 속 성 크리스토퍼(St. Christopher)가 이 이름을 얻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다리 없는 개울에서 사람들을 업고 건네는 일을 했는데, 어느 날 한 소년이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건네달라고 했어요. 이 친절한 성인은 그렇게 했고, 개울을 건널수록 소년이 점점 무거워지는 걸 느꼈죠. 건너편에 내려놓았을 때, 그는 그 앞에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고 엎드려 경배했어요. 그 후 그는 ‘Christopher’ 또는 ‘Christ-bearer’로 불리게 됐습니다.
그리스어에서 온 또 다른 기독교 이름은 ‘Peter’예요. ‘Petros’는 ‘돌멩이’, ‘Petra’는 ‘바위’를 뜻하죠. ‘Peter’는 성 베드로(St. Peter)를 기리며 사랑받는 이름이 됐어요. 원래 이름은 ‘Simon’이었지만, 주님이 “너는 베드로라,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셔서 이렇게 불리게 됐습니다.
잉글랜드(앵글로색슨)와 프랑크족 같은 야만족들이 로마 제국 땅을 침략해 정착하고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좋은 라틴어 이름을 많이 골랐어요. 프랑스에서는 ‘amo(I love)’에서 ‘Amabilis(사랑스러운)’, ‘Amadeus(신을 사랑하는)’, ‘Amandus(성 아망)’ 같은 이름이 흔해졌습니다. 영국에서는 ‘Amabilis’가 ‘Amabel’로 바뀌었고, 이제는 드물지만 ‘Mabel’로 이어졌어요. ‘Amy’는 노르만 정복 이후 영국에서 처음 쓰였으며, ‘beloved’를 뜻하는 프랑스어 ‘Amata’나 ‘Aimée’에서 왔습니다.
우리에게 일부 기독교 이름을 준 또 다른 라틴어는 ‘Beo(I bless)’예요. 이 동사의 일부인 ‘Beatus(blessed)’에서 고대 영어 이름 ‘Beata’가 나왔지만, 17세기 이후로는 여자든 남자든 이 이름으로 불린 적이 없어요. ‘Beatrix’와 ‘Beatrice’도 여기서 유래했죠. ‘Benedict’는 ‘Benignus(kind)’와 관련이 있으며, 영어로는 ‘Bennet’이 됐어요. ‘Bonifacius(doer of good deeds)’에서 온 ‘Boniface’는 초기 교회에서 사랑받았고, 위대한 영국 성인의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영국에서 쓰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뿌리에서 나온 이탈리아어 ‘Bonifazio’는 여전히 남아 있어요.
기독교 이름과 성은 모두 라틴어 ‘Dies Natalis(주의 탄신일)’에서 왔어요. 프랑스어 ‘Noël’은 여기서 유래했고, ‘Natalie’도 기독교 이름으로 쓰입니다. ‘Noël’은 영국에서 세례명과 성으로 모두 발견됐어요. 한때 영국 아기들은 ‘Christmas’를 세례명으로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게 쓰이지 않고, 일부 가문에서만 성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존재한 가장 특이한 기독교 이름은 17세기 영국 청교도들이 자녀에게 붙인 긴 이름들일 거예요. 그들은 종종 성경 구절을 이름으로 줬어요. 그래서 적어도 한 소년은 “그들의 귀족들을 쇠사슬로, 왕들을 쇠고랑으로 묶게 하소서”라는 이름으로 불렸죠. 그의 친척들은 그를 짧게 부를 다른 이름을 찾길 바랐을 거예요.
우리는 모두 크롬웰 지지 의회인 ‘Barebones Parliament’를 들어봤을 거예요. 이 의회는 멤버 중 한 명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불렸는데, 그 멤버는 독특한 성뿐 아니라 ‘Praise-God’라는 기독교 이름으로 축복받았어요. 크롬웰은 결국 참지 못하고, ‘Praise-God Barebones’와 나머지 공론가들은 갑자기 의회가 해산되는 걸 보게 됐죠. 이런 이름들은 대개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해지지 않고 곧 사라졌어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늘날에도 비슷한 기독교 이름들을 볼 수 있지만, 적어도 ‘Willing’처럼 더 짧게 짓습니다.
우리가 성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보다 기독교 이름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보는 게 대개 더 쉽습니다.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초기에는 사람들이 이름만 가졌던 시기가 있었어요. 로마인들은 ‘cognomina’라는 성을 썼지만, 로마인들로부터 유럽을 차지한 야만족들은 성이 없었죠.
영국에서 성은 노르만 정복 이후 거의 100년이 지나도록 사용되지 않았고, 오직 왕족과 귀족만 썼어요. 그렇지만 영국 평민들은 14세기까지 거의 성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1세 시대에 스코틀랜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성을 가지지 않았고, 성을 가진 사람들도 쉽게 다른 성으로 바꿀 수 있었어요. 한번 남자가 성을 얻으면, 오늘날처럼 그 모든 자녀들에게 넘겨줬습니다.
얼마나 많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성을 가졌는지 보는 건 흥미롭습니다. 때로는 쉽지만, 다른 경우에는 더 어렵죠. 영국에서 최초의 성은 노르만 정복 때 건너온 노르만 귀족들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준 성들이었어요. 이런 사람들은 보통 자기 고향 노르만 지역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그래서 ‘Robert de Courcy(Robert of Courcy)’ 같은 이름이 생겼고, 매우 귀족적으로 여겨지는 이런 이름들이 지금까지 많이 남아 있어요. ‘de Corbet’, ‘de Beauchamp’, ‘de Colevilles’ 같은 이름도 들 수 있죠. 때로 ‘de’는 떨어져 나갔어요. 또 사람들은 영국 지명에서 같은 방식으로 이름을 따왔습니다. 고문서에서 ‘Adam de Kent’, ‘Robert de Wiltshire’ 같은 이름을 발견할 수 있어요. 여기서도 접두사가 떨어져 나가고, 지명은 성으로 남았죠. ‘Kent’는 아주 유명한 성이고, ‘Derby’, ‘Buxton’ 같은 영국 지명에서 온 성들도 많습니다.
노르만인들은 또 다른 종류의 이름을 들여왔는데, 이 역시 매우 흔해졌어요. 그들은 현대 프랑스 사람들처럼 쾌활한 사람들이었고, 별명을 붙이는 걸 아주 좋아했어요. 특히 사람들의 외모를 가리키는 별명이었죠. 우리는 노르만 왕들에게 적용된 별명에서 그 최고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William Rufus(홍당무 윌리엄, the Red)’, ‘Richard Cœur-de-Lion(사자왕 리차드, Lion-Hearted)’, ‘Henry Beauclerc(뛰어난 학자 헨리 1세, the Scholar)’가 있어요.
이런 왕들의 이름은 가문에 대물림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아버지에게 붙은 별명이 성이 되는 건 꽤 당연한 일이었죠. 우리가 ‘White’, ‘Black’, ‘Long’, ‘Young’, ‘Short’ 같은 성을 가지게 된 건 이런 별명에서 온 겁니다. 물론 이 모든 별명은 오늘날 잘 알려진 성들이에요. 비록 ‘Long’ 성을 가진 많은 남자들이 키가 작고, ‘Short’ 성을 가진 남자들이 키가 크더라도, 우리는 이것이 먼 옛날 조상과는 실제로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짐작할 수 있어요. 때로 이런 형용사에 ‘man’이 추가돼 ‘Longman’, ‘Oldman’ 같은 이름이 생겼습니다.
때로 이런 이름들은 노르만인들이 살던 프랑스에서 사용됐고, 비록 처음에는 같은 의미를 가졌더라도, 우리는 꽤 다른 두 개의 성을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Short’에 대한 ‘Curt’를 가지고 있고, 꽤 유명한 성 ‘Petit’도 생겼습니다. 이는 영어로 ‘Short’나 ‘Little’을 뜻하죠. ‘Goodheart’라는 이름은 노르만-프랑스어 ‘Bun-Couer’였고, 여기서 ‘Bunker’가 나왔는데, 역사를 모르면 ‘Goodheart’를 뜻한다고 전혀 보이지 않아요. 또 ‘Tait’라는 이름은 ‘Tête(머리)’에서 왔고, 이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첫 조상이 머리 주변에 놀라운 무언가를 가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Goodfellow’는 사실 ‘Bonfellow’와 정확히 같아요. ‘Thin’은 ‘Meagre’와 같은 의미로, 여기서 흔한 이름 ‘Meager(여윈)’가 나왔습니다.
‘Russell(붉은, 고어 rouselle)’, ‘Brown’, ‘Morell(황갈색, tan)’, ‘Dun(칙칙한 회색)’ 같은 이름들은 모두 사람의 얼굴색을 가리키는 별명에서 왔어요. ‘Reed’와 ‘Reid’는 ‘red’를 뜻하는 고어 ‘rede’에서 유래했죠. 우리는 아직도 ‘Copperbeard(구릿빛 수염)’, ‘Greybeard’, ‘Blackbeard’ 같은 이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이름이 옷의 특이한 점에서 주어지기도 했어요. 고대 영어 이름 ‘Scarlet’은 아마도 사람들의 옷 색깔에서 왔을 거예요. 그들은 처음에 중세 시대에 아주 좋아했던 완전히 밝은 색깔, 그러니까 주홍색(sc scarlet)으로 불렸죠. 그래서 우리는 ‘짧은 망토(short cloak)’를 뜻하는 ‘Curtmantle’, 나중에 ‘Shorthose’로 바뀌어 더비셔(Derbyshire)에서 여전히 유명한 ‘Curthose’ 같은 이름을 듣게 됩니다. ‘Woolward’와 ‘Woolard’는 고어 ‘woolard’에서 왔는데, 린넨 옷을 밑에 입지 않고 양모만 입는 걸 뜻해요. 이는 종종 순례자나 죄를 속죄하려는 사람들이 입었죠.
많은 성들이 사람들의 좋은 점이나 나쁜 점 때문에 붙은 별명에서 왔어요. ‘Wise’, ‘Gay’, ‘Hardy’, ‘Friend’, ‘Truman’, ‘Makepeace’, ‘Sweet’ 같은 이름들이 그 기원입니다.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첫 조상이 순하고 쾌활한 기질을 가졌다고 믿는 게 당연해요. 반면 ‘Proud’, ‘Proudfoot’, ‘Proudman’, ‘Paillard(프랑스어로 ‘침대에 눕다’를 뜻함)’ 같은 이름들은 그 첫 사람이 오만하거나 게으른 사람으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에게 성격이나 외모에서 두드러진 점 때문에 별명을 붙이는 또 다른 방법은 그 특징을 가진 동물 이름을 주는 거였어요. 가장 잘 알려진 ‘Oliphant’는 ‘elephant’에서 왔는데, 아마도 매우 크고 조금 미련한 사람에게 처음 붙여졌을 겁니다. ‘Bullock(거세한 황소)’도 비슷한 기원을 가졌을 거예요. ‘Falcon’, ‘Hawk’, ‘Buzzard’ 같은 이름은 친구나 이웃이 보기에 이 새들의 신속함, 사나움, 안정감 같은 특징과 비슷한 사람들에게 처음 붙여졌음이 분명합니다. ‘Jay’, ‘Peacock’, ‘Parrott’ 같은 이름들은 화려함, 자만심, 공허한 수다스러움을 나타내죠.
엄청나게 많은 성들은 사실 고대 기독교 이름에 어미가 붙거나 붙지 않은 것들입니다. 성의 가장 흔한 형태는 기독교 이름에 ‘son’을 붙인 거예요. ‘Wilson’(또는 때로 ‘Willson’으로 표기)에 전해진 첫 남자는 자신을 ‘Will의 아들’로 여겼죠. 이런 종류의 이름은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어요. ‘Williamson’, ‘Davidson’, ‘Adamson’ 같은 것들이죠. 때로 가문 창시자가 어머니 이름을 따기도 했어요. 이는 ‘Margerison(Marjorie의 아들)’, ‘Alison(Alice의 아들)’ 같은 이름의 기원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성을 짓는 건 아주 흔한 방법이었어요.
‘Fitz’는 ‘~의 아들’을 뜻하며, ‘Fitz’로 시작하는 많은 이름이 이런 기원을 가졌어요. ‘Fitzpatrick’은 원래 ‘Patrick의 아들’, ‘Fitzstephen’은 ‘Stephen의 아들’을 의미했죠. 아일랜드어 접미사 ‘O’도 같은 뜻이에요. 모든 ‘O’Neills’의 조상은 ‘Neill의 아들’이었죠. 스칸디나비아어 ‘Nillson’도 발음만 다를 뿐 같은 이름입니다. 스코틀랜드어 ‘Mac’도 같은 의미고, 웨일스어 ‘map’, ‘mab’, ‘ap’, ‘ab’도 마찬가지예요.
성을 만드는 아주 흥미로운 방법 중 하나는 가문 창시자의 직업에서 따오는 거였어요. 아마도 영어 성 중 가장 흔한 건 ‘Smith’일 겁니다. ‘Smith’라는 단어는 유럽 거의 모든 나라에서 가장 흔한 성이에요. 프랑스에서는 ‘Favier(콩을 팔거나 재배한 사람)’를 가지고 있죠.
이유는 간단해요. 쇠와 다른 금속으로 쟁기날과 검을 만들던 대장장이는 성이 만들어지던 초기 시기에 모든 장인 중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였어요. 대장장이가 많았고, ‘John the Smith’와 ‘Tom the Smith’는 자연스레 ‘John Smith’와 ‘Tom Smith’가 됐어요. 그렇게 그들의 가문에 물려줄 성을 가지게 됐죠.
세월이 흐르며 대장장이의 종류도 다양해졌어요. 금을 다루는 대장장이는 ‘goldsmith(금세공인)’라 불렸고, 여기서 우리가 아는 성이자 영국 위대한 작가의 이름 ‘Goldsmith’가 나왔어요. 또 ‘nail smith(못 만드는 사람)’에서는 ‘Nasmith’, ‘sickle smith(낫 만드는 사람)’에서는 ‘Sixsmith’, ‘shear smith(큰 가위 만드는 사람)’에서는 ‘Shearsmith’가 나왔죠.
중세 영국에서는 사원과 대저택의 목초지에서 키운 양떼의 양털로 직물을 만드는 게 주요 산업이었어요. 양모를 짜는 이런 사업은 우리에게 ‘Woolmer’, ‘Woolman’, ‘Carder(털 빗는 사람)’, ‘Kempster(거친 털, 불량모)’, ‘Towser(큰 개)’, ‘Weaver’, ‘Webster(weaver의 고어)’ 같은 많은 성을 가져다줬습니다. 이 중 몇몇은 제직의 일반 작업을 뜻하고, 다른 것들은 전문화된 부문을 가리킵니다.
어떤 어린이라도 이런 식으로 직업에서 온 몇몇 이름을 떠올릴 수 있어요. 우선 ‘Taylor’가 있죠.
하지만 직업에서 온 많은 성은 지금 거의 쓰이지 않거나 전혀 안 쓰이는 고대 영어 단어에서 왔어요. 지금 흔한 ‘Chapman’은 잡화상을 뜻하는 고대 영어 단어였어요. ‘Spicer’는 식료품 잡화상을 뜻하는 고대 영어 이름으로, 이제 꽤 흔한 성이 됐죠. 잘 알려진 ‘Fletcher’는 ‘화살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거의 잊힌 단어 ‘flechier’에서 왔어요. ‘Coltman’은 망아지를 돌보던 사람, ‘Runciman’은 말을 돌보던 사람으로, 고대 영어 ‘rouncy(말)’에서 유래했어요. ‘Parkers’는 공원 관리인에서 왔고, ‘Horners’는 뿔을 만드는 사람, ‘Crockers’와 ‘Crokers’는 도자기 만드는 사람 ‘crocker’에서 왔어요. ‘Hogarth’는 돼지치기 ‘hoggart’, ‘Calvert’는 송아지 목동 ‘calf-herd’, ‘Seward’는 암퇘지치기 ‘sow-herd’, ‘Lambert’는 양치기 ‘lamb-herd’에서 왔죠.
하지만 가장 흔한 성이라도 그 기원을 항상 확실히 알 수는 없어요. 예를 들어, ‘Smith’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모두 대장장이에서 온 건 아니에요. 이 이름은 ‘smooth’를 뜻하는 고대 단어 ‘smoth’에서도 왔고, ‘Smithfield’에서 ‘Smith’의 기원이 되기도 했죠.
굉장히 많은 영어 성이 장소에서 왔어요. ‘Street’, ‘Ford’, ‘Lane’, ‘Brooke’, ‘Styles’ 같은 이름들이 그 부류예요. 때로 고대 영어 ‘atte(at)’나 프랑스어 ‘de la(of the)’ 같은 접두사가 붙었지만, 나중에 떨어져 나갔어요. 예를 들어, ‘Geoffrey atte Style’은 울타리 계단 근처에 살던 제프리를 뜻해요.
‘hurst’와 ‘shaw’로 끝나는 거의 모든 이름도 장소에서 왔어요. ‘hurst’는 숲이나 수풀, ‘shaw’는 날짐승과 동물을 위한 덤불을 뜻하죠. ‘Henshaw’나 ‘Ramshaw’의 성을 가진 사람의 주된 특징은 아마 암탉이나 숫양을 위한 그런 주거지를 소유하거나 돌봤다는 뜻일 겁니다.
‘ley’로 끝나는 이름도 같은 방식으로 생겼어요. ‘ley’ 역시 가축이 사는 보금자리를 뜻하죠. 그래서 ‘Horsley’, ‘Cowley’, ‘Hartley’, ‘Shipley(from sheep)’를 얻게 됐어요. 때로 그 이름은 보금자리를 둘러싼 나무 종류에서 왔어요. ‘Ashley’, ‘Elmsley’, ‘Oakley’, ‘Lindley’ 같은 이름들이 그렇죠.
기독교 이름뿐 아니라 성도 종종 성인 이름에서 왔어요. 훌륭한 이름 ‘St. Hugh’에서 노르만인은 ‘Hugon’을 썼고, 여기서 더 평범한 ‘Huggins’, ‘Hutchins’, ‘Hutchinson’ 같은 이름이 나왔어요. ‘St. Clair’도 여전히 성으로 남아 있고, 흔히 ‘Sinclair’로 바뀌었죠. ‘St. Gilbert’는 ‘Gibbs’, ‘Gibbons’, ‘Gibson’ 같은 이름의 원천이에요.
때로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그리스도나 성인의 종을 뜻하는 기독교 이름 같은 이름들을 받았어요. ‘servant’에 해당하는 단어는 ‘giollo’나 ‘giolla’였죠. ‘Gilchrist’, ‘Gilpatrick’이 처음 쓰인 건 이런 방식에서였어요. 처음에는 기독교 이름이었다가 성으로 물려받게 됐죠. 그래서 ‘Gillespie’는 ‘주교의 종’을 뜻합니다.
그들이 지금은 영어처럼 보여도, 어떤 성은 그 이름을 가진 가문의 첫 사람이 외국인으로 여겨졌어요. ‘Newman’, ‘Newcome’, ‘Cumming(a stranger를 뜻하는 cumma에서)’ 같은 이름들이 그렇죠. 때로 그 외국인이 속한 나라가 이름에 드러나요. 중세에 흔했던 것처럼, ‘Fleming’으로 불린 민족의 조상은 플랑드르(Flanders)에서 온 게 분명합니다. ‘Brabazons’는 브라반트(Brabant)에서 왔음이 확실하죠.
아마도 가장 특이한 기원은 맹세나 감탄에서 온 성일 거예요. 꽤 흔한 ‘Pardoe’, ‘Pardie’는 경건한 맹세 형태인 옛 이름 ‘Pardieu(By God, 하느님 맙소사!)’에서 왔어요. 영어 형태인 ‘Bigod’도 있죠. ‘Rummiley’ 같은 이름은 선원들의 오래된 외침 ‘Rummylow’에서 기원했어요. 이는 지금 선원들이 ‘Heave-ho(영차, 영차)’로 쓰는 것과 비슷했죠.
그렇지만 이름의 역사에 관해선 많은 장이 쓰일 수 있어요. 이번 장은 우리가 기독교 이름과 성을 가지게 된 방식의 일부만 보여줬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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