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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남한산성의 혹독한 추위와 화친과 척화를 주장하는 대신들 사이에 있는 듯했다. <칼의 노래>만큼 큰 울림을 주지는 않지만, 우리 역사의 크나큰 치욕을 작가가 비장한 심정을 꾹 누르며 대부분 짧고 단단한 문장으로 담담하게 써 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임금은 삼전도에서 청의 칸에게 비굴한 항복의 예를 다한 대신 산성에 사는 백성들에게 봄은 찾아왔다. 장렬하게 죽을 길을 갈 것인가, 치욕스럽더라도 살 길을 갈 것인가? 김상헌은 죽음을 무릅쓰고 싸울 것을 주장했지만, 소설의 말미에 결국 살기를 잘했다는 말을 한다. 맞다. 어떻게든 살아내야 또 다른 삶의 길이 열린다. 나라든 개인이든. 이것이 치욕의 역사를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픈 말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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