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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 풍경 | <운수 좋은 날>(책보요여 펴냄) 중에서

나룸이 2020. 10. 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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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은 훈훈하고 뜨뜻하였다. 추어탕을 끓이는 솥뚜껑을 열 적마다 뭉게뭉게 떠오르는 흰 김, 석쇠에서 뻐지짓뻐지짓 구워지는 너비아니 구이며 제육이며 간이며 콩팥이며 북어며 빈대떡……이 너저분하게 늘어놓인 안주 탁자에 김 첨지는 갑자기 속이 쓰려서 견딜 수 없었다. 마음대로 할 양이면 거기 있는 모든 먹음 먹이를 모조리 깡그리 집어삼켜도 시원치 않았다. 하되 배고픈 이는 위선 분량 많은 빈대떡 두 개를 쪼이기도 하고 추어탕을 한 그릇 청하였다

- 운수 좋은 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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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전자책 독립출판 '책보요여'의 '차 한 잔 문학 한 모금'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운수 좋은 날」은 1924년 6월 『개벽』 48호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로 인력거꾼의 비애를 그린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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